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列女傳 卷一 母儀傳 (열녀전 권일 모의전)


鄒孟軻母   (추맹가모)


鄒孟軻之母也. 號孟母. 其舍近墓. 孟子之少也, 嬉遊爲墓間之事, 踊躍築埋.
孟母曰:「此非吾所以居處子也.」 乃去舍市傍. 其嬉戱爲賈人衒賣之事.
孟母又曰:「此非吾所以居處子也.」 復徙舍學宮之傍. 其嬉遊乃設俎豆揖讓進退.
孟母曰:「眞可以居吾子矣.」 遂居之.
及孟子長, 學六藝, 卒成大儒之名.
君子謂孟母善以漸化.
詩云: 「彼姝者子, 何以予之?」 此之謂也.
추나라 맹가의 어머니를 '맹모'라고 부른다. 그 집이 묘지에 가까웠다.
어린 맹자는 묘지에서 하는 상여꾼들 흉내를 내어 죽음을 슬퍼하여 발을 구르고 널을 묻는 놀이를 하고 놀았다.
맹자의 어머니는 「여기는 자식을 기를 만한 곳이 못되는구나」하고 곧 집을 시장근처로 옮겼다.
그러자 맹자는 물건을 파는 장삿군들의 장사하는 흉내를 내며 놀았다.
맹자의 어머니는 또「여기도 역시 자식을 기를 만한 곳이 못되는구나」하고 다시 학교 근처로 집을 옮겼다.
그러자 맹자는 제기(祭器)를 배열하고, 禮를 갖추어 인사하고 나아가고 물러나는 의식들을 흉내내며 놀았다.
맹자의 어머니는 「여기가 참으로 자식을 두고 기를 만한 곳이다.」하고 그곳에 자리를 잡고 살았다.
맹자가 장성하여, 군자가 갖추어야 할 육예(六禮)를 배우고, 마침내 큰 학자의 명성을 이루었다.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을 잘 가르쳤다.」
『시경(詩經)』에 "아름다운 그 님에게 무엇을 드릴까?"는 이를 두고 한 말이다.
孟子之少也, 旣學而歸, 孟母方績, 問曰: 「學何所至矣?」
孟子曰:「自若也.」 孟母以刀斷其織.
孟子懼而問其故,
孟母曰: 「子之廢學, 若吾斷斯織也. 夫君子學以立名, 問則廣知, 是以居則安寧, 動則遠害. 今而廢之, 是不免於시役, 而無以離於禍患也. 何以異於織績而食, 中道廢而不爲, 寧能衣其夫子, 而長不乏糧食哉! 女則廢其所食, 男則墮於脩德, 不爲竊盜, 則爲虜役矣.」
孟子懼, 旦夕勤學不息, 師事子思, 遂成天下之名儒.
君子謂孟母知爲人母之道矣.
詩云:「彼姝者子, 何以告之?」此之謂也.
맹자는 어렸을 때 집을 떠나 학문을 닦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중도에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맹자의 어머니는 베틀에서 베를 짜고 있었다.
맹자의 어머니가 물었다 :「배움은 어디까지 이르렀느냐?」
맹자 :「그저 그렇습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칼을 집어 짜고 있던 베를 잘라 버렸다.
맹자가 두려워하며 그 까닭을 물었다.
맹자의 어머니 :
「네가 배움을 도중에 그만 둔 것은 내가 짜던 이 베를 다 마치지 못하고 끊어버리는 것과 같다. 무릇 군자는 배워서 바른 이름을 세우고, 물어서 지식을 넓혀야 한다. 그렇게 하면 머물러 있음에 평안하고,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해로움을 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공부를 그만 두게 되면 하인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되고 재난에서 떠날 수가 없다. 베 짜는 일을 그만 둔다면 어떻게 식구들의 옷을 해 입히고 오래도록 식량이 떨어지지 않게 하겠느냐! 여자가 생업을 그만두고 남자가 덕(德) 닦는 일을 게을리 하게되면, 도둑질 아니면 남의 종노릇을 하게 된다.」
맹자가 두려워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쉬지 않고 공부하였다.
맹자는 자사(子思)에게 배워 마침내 천하에 이름난 선비가 되기에 이르렀다.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를 어머니가 되는 도리를 알고 있었다.」
『시경(詩經)』에 "아름다운 님에게 무엇을 가르칠까?"는 이를 두고 한 말이다.
孟子旣娶, 將入私室, 其婦袒而在內, 孟子不悅, 遂去不入.
婦辭孟母而求去, 曰:「妾聞夫婦之道, 私室不與焉. 今者妾竊墮在室, 而夫子見妾, 勃然不悅, 是客妾也. 婦人之義, 蓋不客宿. 請歸父母.」
於是孟母召孟子而謂之曰:「夫禮, 將入門, 問孰存, 所以致敬也. 將上堂, 聲必揚, 所以戒人也. 將入戶, 視必下, 恐見人過也. 今子不察於禮, 而責禮於人, 不亦遠乎!」 孟子謝, 遂留其婦.
君子謂孟母知禮, 而明於姑母之道.
맹자가 장가를 든 후의 일이다. 맹자가 방에 들어가려는데 부인이 방안에서 웃옷을 벗고 있었다. 맹자는 이를 불쾌하게 여겨 나와서는 다시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은 시어머니에게 이를 알리고 친정으로 돌려보내 주기를 청하였다.
「저는 내실의 일에 대하여는 부부의 道理를 논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방안에 혼자 있으면서 그 禮를 갖추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그가 보고 화를 내며 불쾌해 하는 것은 저를 손님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여자의 도리는 손님의 방에는 머무르지 않는 것이니, 저를 저의 부모 계신 곳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에게 말하였다.
「禮에 따르면 문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누가 있는가를 묻는 것은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서이다. 또 마루에 올라갈 때 인기척을 내는 것은 안에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가 왔음을 알리기 위하여서이다. 그리고 방에 들어갈 때 눈길을 반드시 아래로 하는 것은 남의 허물을 보게 될까 조심해서이다. 지금 네가 禮를 잘 살피지 못하고, 오히려 남에게 禮를 갖추지 않았다고 책망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이냐?」
맹자는 자신의 잘못을 부인에게 사과하고 떠나지 않게 하였다.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禮를 알 뿐더러 시어머니가 갖추어야 할 도리에도 밝았다.」
孟子處齊, 而有憂色. 孟母見之曰: 「子若有憂色, 何也?」 孟子曰:「不敏.」
異日閒居, 擁楹而歎. 孟母見之曰:「鄕見子有憂色, 曰不也, 今擁楹而歎, 何也?」
孟子對曰:
「軻聞之:'君子稱身而就位, 不爲苟得而受賞, 不貪榮祿. 諸侯不聽, 則不達其上. 聽而不用, 則不踐其朝.' 今道不用於齊, 願行而母老, 是以憂也.」
孟母曰:
「夫婦人之禮, 精五飯, 멱酒漿, 養舅姑, 縫衣裳而已矣. 故有閨內之脩, 而無境外之志. 易曰:『在中饋, 无攸遂.』 詩曰:『無非無儀, 惟酒食是議.』 以言婦人無擅制之義, 而有三從之道也. 故年少則從乎父母, 出嫁則從乎夫, 夫死則從乎子, 禮也. 今子成人也, 而我老矣. 子行乎子義, 吾行乎吾禮.」
君子謂孟母知婦道.
詩云:「載色載笑, 匪怒匪敎.」此之謂也.
頌曰:孟子之母, 敎化列分, 處子擇藝, 使從大倫, 子學不進, 斷機示焉, 子遂成德, 爲當世冠.
맹자가 제나라에 있을 때 얼굴에 근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있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물었다.
「네 얼굴에 근심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냐?」
맹자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런 후 어느 날 쉬고 있는데 맹자가 기둥을 안고 탄식을 하는 것이었다.
맹자의 어머니가 그런 광경을 보고 물었다.
「전에 네 얼굴에 근심이 있는 것 같았는데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였다. 지금 또 기둥을 안고 탄식하는 까닭은 무엇이냐?」
맹자 :
「제가 듣기로는 '군자는 자신의 능력에 맞는 자리에는 나아가 벼슬을 하지만 구차하게 분수에 넘치는 지위(地位)나 상을 얻으려하지 않으며, 세상에 드러나는 영광이나 높은 녹봉을 탐내지 않는다. 제후가 들으려고 하지 않으면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고, 그 의견을 듣고서도 그 의견을 써주지 않으면, 그 조정에서는 벼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 제나라에 道가 행하여지지 않아 떠나기를 원하지만 어머니께서 연로하시니 이것이 걱정입니다.」

맹자의 어머니 :
「대저 부인의 禮는 하루 다섯번의 먹거리를 잘 만들고, 술이나 장 담그는 일을 하고, 시부모를 봉양하고 또 의복을 짓는 일을 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집 안에서의 일을 열심히 할 뿐 집 밖의 일에 마음쓰지 않는다. 『주역』에 '집 안의 음식을 장만하는 일이지 달리 이루어야 할 일이 있지 않다'고 하였고, 『시경』에 '나쁠 것도 없고 좋을 것도 없네. 오로지 술과 음식을 준비하는 일을 맡을 것이로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부인이 자신의 뜻대로 하는 것이 없으며, 삼종(三從)의 道가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어려서는 부모에게 따르고, 출가해서는 남편에게 따르고, 남편이 죽으면 자식에게 따르는 것이 禮이다. 지금 너는 성인이고 또 나는 늙었다. 너는 너의 뜻대로 행하거라. 나는 나의 禮대로 행할 것이다.」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지어미의 도리(婦道)를 알았다.」
『시경(詩經)』에서 '얼굴은 온화하고 웃음띠며 화 내는 일 없이 가르치시네'라고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송(頌)』에 이렇게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사는 곳을 옮겨가며 자식을 가르쳤도다.
자식에게 육예(六藝)를 선택하여 큰 道理를 따르게 하였으며,
아들의 배움이 진척되지 않자 짜던 베 끊어 그 원리를 보여 주었도다.
그 아들이 드디어 덕을 이뤄 당대에 명예를 얻었도다.」
♤ 鄒(추) : 周代의 나라 이름. '추로(鄒魯)'는 공자와 맹자를, '추로학(鄒魯學)'이란 공맹학(孔孟學)을 일컫는다. 이것은 추(鄒)가 맹자의 출생지이고, 노(魯)가 공자의 출생지이기 때문이다.

♤ 맹가(孟軻) : 기원전 385 ~ 303 년 때의 사람, 성이 맹(孟), 이름은 가(軻)이다. 자(字)는 자여(子輿), 존칭하여 맹자라고 한다. 성인(聖人)에 버금 간다는 뜻에서 아성(亞聖)이라고 한다. 공자 사상을 계승하여 인의(仁義)를 제창하고 왕도 정치를 강조하였다. 『맹자』는 원래 7 편으로 엮여져 있었으나, 후한 말기(後漢 末期)의 학자 조기(趙岐)가 각 편을 상하로 나누어 14 편이 된 것인데, 이 체제가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맹모에 관한 고사는 『열녀전(列女傳)』에 처음 나온다. 따라서 『열녀전(列女傳)』의 성격을 감안할 때 역사적 사실로 볼 것인지는 단정 지을 수 없다.

♤ 묘간지사(墓間之事) : 묘지에서 행하는 매장이나 곡(哭) 등의 동작과 의식.

♤ 조두(俎斗) : 제사 등에 쓰는 그릇.

♤ 읍양(揖讓) : 손을 모아 禮를 표시하는 것.

♤ 육예(六藝) : 선비(士)가 배워야 할 「禮·樂·射·御·書·數」의 여섯 가지.
『詩』·『書』·『禮』·『樂』·『易』·『春秋』의 육경(六經)을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후자.

♤ 대유(大儒) : 훌륭한 학자

♤『시(詩)』云 : 『시경(詩經)』 「용풍 · 우모」

♤ 향(鄕) : 접때 향. 지난 번에

♤ 오반(五飯) : 하루 다섯 번이라는 것은 세 끼 식사와 중간의 간식을 말하는 것 같다.

♤ 『역(易)』曰 : 『주역(周易)』 「가인 · 육이」 효사(爻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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